01 “법인, 경매사 늘려 수집활동 강화” 관리자 2012-06-30 오전 10:19:39 2131 [기획]시행 두달 앞둔 개정 농안법 (하)유통주체, 제도 변경 철저한 대비를  “법인, 경매사 늘려 수집활동 강화”  　“글쎄요, 농안법 개정으로 정가·수의매매가 확대된다는 건 잘 아는데, 솔직히 좀 막연해서 저희들도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중입니다.”(가락시장 동부팜청과 이재흥 경영기획팀장) 　“지금 시점에서 중도매인들이 딱히 준비하고 있는 건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도매법인들의 수집능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당장 정가·수의매매가 확대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나용원 사무국장) 　 　오는 8월23일부터 개정된 농안법에 따라 도매시장에서 정가·수의매매가 아무런 제약 없이 가능해지는 등 제도가 변경되지만, 정작 유통주체들은 준비 부족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농산물 가격의 지나친 변동을 막고 유통비용을 절감한다는 법 개정 취지를 살리려면, 산지와 도매법인·중도매인 등 시장 유통주체들의 준비와 대응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단 농산물유통 전문가들은 이번 농안법 개정 내용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생산자가 경매와 정가·수의매매를 자유롭게 선택, 농산물 유통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 개정 취지와 현재 농산물 유통의 현실 사이에는 적지 않은 괴리가 있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특히 정가·수의매매는 도매법인(경매사)이 산지와 중도매인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는 만큼 비중이 절대적인데, 현재로선 도매법인이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나용원 사무국장은 “정가·수의매매를 위해선 도매법인과 경매사가 산지를 발굴하고 관리하는 것은 물론, 가격을 중재하는 등 농산물 유통의 전체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며 “품목별로 현재보다 최소 1~2명의 경매사가 더 필요하고, 산지에서의 수집활동 강화를 위한 투자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이 같은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가 변경되더라도 실질적으로 정가·수의매매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도매법인의 산지 수집 능력이 취약한 지방 도매시장의 경우 정가·수의매매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법인들의 지정 평가시 정가·수의매매 실적을 반영해 혜택, 또는 벌칙을 주면서 제도적으로 유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도매법인뿐 아니라 산지도 정가·수의매매 등과 관련해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가·수의매매에 참여하려면 산지가 시장의 선택을 받아야 하지만 이를 위한 조직화·규모화가 여전히 부족하고, 상호간에 경쟁할 수 있는 마케팅 능력도 미흡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산지에서는 도매시장을 ‘경매를 하는 곳’이라는 인식과 관성을 과감히 버리고, 자신들이 생산한 농산물에 대해서는 정당한 가격을 요구할 수 있는 시장교섭력을 길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를 위해 공동선별·공동계산 등을 통해 산지의 결속력을 지속적으로 높임과 더불어 공선출하회를 확대하고, 산지브랜드를 육성하는 등의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또 다른 유통주체인 중도매인들도 정가·수의매매 제도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거래를 확대하는 데 활용하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오세복 한국농수산물도매시장법인협회 사무국장은 “지금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경매제의 한계 때문에 도매시장을 떠나 있지만, 정가·수의매매가 확대되면 다시 시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소비자와 유통업계의 요구가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중도매인들이 도매법인과 함께 산지를 기획하고, 필요할 경우 종자부터 제안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hanj@nongmin.com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