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오렌지, 포도 등 수입과일의 물량 공세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과일시장 점유율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3월부터 수입이 본격화되는 오렌지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물량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오렌지 수입량은 17만3900톤으로 사상 최대 많은 물량이 국내로 들어왔다. 2009년 7만1000톤, 2010년 11만톤, 2011년 14만1000톤 등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3월 15일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50%에서 30%로 인하되면서 수입업체들이 오렌지 수입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도 FTA 영향으로 오는 3월 1일부터 계절관세 25%가 적용되는 등 지난해보다 5%가량 관세가 추가적으로 내려가면서 오렌지 수입량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미 2012년 12월에서 올 1월까지 수입된 오렌지 수입물량만 해도 약 11만톤을 기록, 평년의 8000~9000톤보다 약 20%가량 증가했다. 현재 국내 경기 위축으로 소비성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수입물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3월 1일을 기점으로 관세가 인하되면서 수입량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급증한 오렌지 수입량으로 수입원가 이하의 시세가 형성되면서 적자를 본 수입업체들이 많아 올해는 오렌지 수입에 신중한 태도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가락시장의 오렌지 18㎏ 상품 평균가격은 3만7000원대를 기록하며 평년의 4만2000원대보다 약 11% 떨어지는 등 FTA 효과를 기대한 수입업체들의 무분별한 수입으로 국내 유통물량이 증가하면서 시세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현지에서도 오렌지 품질 및 작황이 우수하지만 크기가 작은 88과 오렌지 생산비율이 높아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과는 가격 상승으로 수입에 다소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락시장의 수입과일 중도매인은 “감귤 출하가 마무리되면서 오렌지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데 아무래도 관세가 내려가다보니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자들도 부담없이 오렌지를 많이 찾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작년에 상당수의 수입업체들이 너도나도 수입에 나서면서 국내시세가 떨어지면서 적자를 본 곳이 많았던 만큼 올해는 작년처럼 시장이 과열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포도 수입량도 증가할 전망이다.
2012년 신선포도 수입량은 5만4000톤으로 전년도 4만5000톤보다 약 16% 늘어나는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입포도에 대한 국내 소비가 늘어나 시세 역시 지속적으로 강세를 형성하고 있어 올해도 포도 수입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3~4월 수입이 집중되는 칠레산 포도의 경우 FTA 영향으로 2012년 8.4%였던 관세가 올해는 4.2%로 인하되면서 수입 증가 추세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를 눈여겨본 롯데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은 2월부터 칠레산 신선포도 직수입 판매에 나서는 등 수입포도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필리핀산 바나나의 수입량이 줄어들면서 오렌지, 포도 등의 다른 품목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나라 과일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필리핀산 바나나가 지난해 12월 태풍으로 산지 생산량이 30%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8~9월까지 바나나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오렌지, 포도 등의 다른 품목 수입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측된다.
표현찬 서울청과 차장은 “오렌지의 경우 수입량이 지난해 수준 또는 그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겠지만, 칠레 포도는 소비성이 좋아 올해 수입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며 “현재 바나나 수입량 감소로 인해 대체가 가능한 품목의 수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며 오는 3~4월 국산 과일 가격 동향에 따라 수입량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