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아뿔싸, 너무 내준 ‘TRQ’ 관리부 2011-06-23 오전 11:10:12 2058 각종 대외 협상에서 농산물 관세를 서서히 깎거나 그대로 유지하는 대가로 상대국에 내준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이 누적되면서 11개 품목은 기존 수입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수입된 물량보다 더 많은 물량의 TRQ를 수출국에 내준 것이다.  　농업전문 연구기관인 GS&J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상에서 설정된 TRQ 물량은 67개 품목으로, 이 가운데 오렌지주스·닭고기·돼지고기·쇠고기의 일반 관세가 TRQ 관세 수준으로 인하되면서 TRQ 기능을 상실했다. 현재 63개가 세계무역기구(WTO) 차원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 여기에 칠레·아세안·미국·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27개 품목(19개는 WTO와 중복)에 TRQ가 추가로 설정됐다. 　문제는 TRQ 물량이 누적되면서 TRQ의 효용가치가 머지않아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WTO 차원에서 설정된 천연꿀 TRQ는 420t이다. 이 물량까지는 관세가 20%만 부과되고, 초과분부터는 243%의 정상 관세가 부과된다. 여기에 정부는 미국과의 FTA 협상에서 관세 감축 의무를 면제 받는 대신 200t의 무관세 TRQ 물량을 설정하기로 약속했다. 또 EU에게도 무관세 TRQ 물량 50t을 내줬다. 이에 따라 두나라와의 FTA가 모두 발효되면 천연꿀 TRQ는 모두 670t으로 늘어난다. 이는 2007~2009년 평균 수입량의 117.4%에 이르는 양이다. 　FTA 협상에서 처음 무관세 TRQ가 도입된 치즈·조제분유 역시 기존 수입량보다 더 많은 양이 설정됐다. 치즈는 기존 수입량의 133.7%, 조제분유는 829.8%를 상대국에 내줬다. 더욱이 FTA에서 설정된 TRQ는 대부분이 관세가 전혀 부과되지 않을뿐더러 매년 3%씩 복리로 늘어난다. 개방 충격을 덜어 주려고 도입한 TRQ가 오히려 수입을 촉진하는 무기로 바뀐 것이다. 　이밖에 탈지분유(103.9%)·유장(145.6%)·감자(183.1%)·보리(239%)·맥주보리(164.2%)·변성전분류(284.5%)·콩(194.8%)·인삼(145%)도 수량에 비해 누적된 TRQ가 많게 설정됐다. 　GS&J 관계자는 “실제로 수입되는 물량보다 더 많은 무관세 TRQ가 설정된 치즈·조제분유는 사실상 관세철폐와 같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 (현재 우리나라와 FTA 협상중인) 호주나 뉴질랜드처럼 낙농품에 관심이 높은 나라의 기대심리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저율관세할당(TRQ)=정해진 물량까지는 낮은 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부터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이중관세제도의 하나다. 예컨대, 올해 고추에 배정된 TRQ 물량 7,185t까지는 관세가 50%만 부과되지만, 이를 넘어서는 물량부터는 270%로 껑충 뛰게 된다. 수출국으로선 상대국에 설정된 TRQ까지는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수입국 입장에선 TRQ를 내주더라도 나머지 시장을 높은 관세로 지켜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ㅡ출처 : 농민신문                       2011/06/15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