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친환경인증 민간이양 농가 반발 이유는 관리부 2011-06-02 오후 12:31:08 2200 잘뛰는 국가대표 빼고 바통터치 하는 격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친환경농산물 인증업무에서 일부를 담당하던 것을 오는 2013년에 전부 민간인증기관으로 이양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농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관원은 여러가지 보완대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농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친환경 인증 민간이양에 대해 농가들이 반발하는 이유를 살펴본다. ◆인증수수료 부담 가중=농관원은 친환경 인증업무 민간이양이 필요한 주된 이유로 관리상 한계를 들고 있다. 농관원 1인당 관리농가수가 2001년 40농가에서 2010년 436농가로 10배나 증가한데다 부정유통 단속, 학교급식 관리 등 신규 업무 수요가 늘어 친환경 인증 관리에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다. 또 농관원은 국제적으로 객관적인 인증을 위해 ‘인증기관(민간)’과 ‘인정기관(국가기관)’은 각각 독립적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그 이유로 설명했다. 　다만 민간이양시 인증비용 상승에 대한 농가 우려가 큰 만큼 민간인증기관이 받을 수 있는 인증비용 상한액을 고시하고 기관별 인증비용을 공표토록 해 자율경쟁을 유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가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농관원에 비해 민간기관의 인증 수수료가 절대적으로 높아 농가부담이 큰데 민간기관들만 인증을 담당하면 객관적인 수수료 비교가 어려워지고 비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순길 경북친환경농업연합회 청송군지회장(70)은 “농관원은 공무원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건비가 들지 않지만 민간인증기관은 다르다”며 “농관원이 통제한다고 해도 민간이양 후에는 인증비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농관원에 따르면 현재 민간인증기관의 인증비용은 농관원의 2.8배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 신뢰도 저하=농업인들은 친환경 인증업무 민간이양시 더 큰 문제로 소비자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민간인증기관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극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05년 수도권 거주 991가구를 대상으로 친환경농산물 인증에 대한 국가인증기관과 민간인증기관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국가기관 인증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50.8%에 달했다. 민간인증기관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은 11.3%에 불과했다.  같은 내용으로 농경연이 2009년 다시 조사한 결과에서는 국가기관 인증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이 57.6%로 높아졌다. 반면 민간인증기관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7.5%로 낮아졌다. 　지난 2008년 일부 민간인증기관이 부실인증을 일삼고 억대의 보조금을 빼돌리다 검찰에 적발된 사례도 있어 민간인증기관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일부 인증기관의 성격에도 문제가 있다. 김창길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전국 71개 민간인증기관 중엔 5곳의 농자재회사까지 포함돼 있는데 농자재를 판매하는 곳에서 심사한 친환경 인증 농산물이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형 유통업체 바이어들 사이에서는 민간인증기관에서 인증한 친환경농산물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오 한국유기농사과연구회영농법인 대표는 “농관원은 인증 후 불시에 농장을 방문해 잔류농약 검사를 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데, 민간인증기관은 인증 후에는 별다른 관리가 없다보니 대형 마트 바이어들은 민간인증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농관원은 인증기관 행정처분규정 보완과 사후관리 점검 강화 등을 대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민간인증기관에 대한 외부의 신뢰를 끌어올리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미지수로 남아 있다. 　◆친환경 인증 민간이양 재고해야=농업인과 전문가들은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 제고를 위해 친환경 인증 민간이양 계획이 재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지난 4월 농관원에 공식 건의문을 내기도 했다. 전남도는 건의문에서 “친환경 인증업무를 민간인증기관으로 이관할 경우 재정여건이 취약한 민간기관의 부실인증 및 소비자 신뢰 약화가 우려되고 농가의 인증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민간이양 시기를 2016년으로 늦추고 농가 직접부담 인증비용의 경감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안영수 농관원 소비안전과장은 “민간인증기관의 인증업무 역량과 인프라가 아직은 충분치 않다는 점에서 농가들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국제적 규범과 추세를 고려할 때 인증업무의 민간이양은 불가피한 사항”이라며 “세부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해 6월 말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  ㅡ출처 : 농민신문                                             2011/05/27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