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국내물가, 2008년 수준 재현 … 정부 대책도 재현? 관리부 2011-01-19 오전 8:34:16 2114 연말 생산자물가 5.3％ 급등…정부, 물가잡기 대응책 고심…‘국제곡물회사 설립’ 등 계획…“이미 2008년 써먹은 카드”…“국내물가만 강제 억제하면…농가 곱사등 될라” 우려도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곡물생산 감소와 이른바 ‘차이나플레이션(중국발 인플레이션 합성어)’ 우려에 따른 곡물을 비롯한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은 연초부터 국내 물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2월 생산자물가는 2009년 같은 기간 대비 5.3％나 급등했다. 이는 곡물파동을 겪었던 2008년 12월 5.6％에 육박하는 상승폭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새해 벽두부터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가 3％ 안정=MB정부는 새해 경제운영 기조를 ‘5％ 성장과 3％ 물가안정’으로 잡았다. 그러면서도 성장이 물가를 압박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 전략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신년 특별연설에서 “성장이 물가안정을 해치지 않도록 물가를 3％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올해 물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를 넘어섰고, 한국은행은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7％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 등 물가당국은 연초부터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정부가 운용 가능한 모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10일 청와대에서 경제금융점검회의를 가진 데 이어 11일에는 국무회의에서 설 물가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물가당국은 13일 이대통령이 주재하는 올해 첫 국민경제대책회의 주제를 물가로 잡고, 이날 ‘민생물가안정 종합대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 종합대책의 핵심은 국제곡물회사 설립과 곡물 비축 확대로 전해지고 있다. 국제곡물회사는 aT(농수산물유통공사) 주도로 민관 합동으로 미국 시카고에 설립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곡물회사를 통해 올해 콩과 옥수수를 각 5만t씩 수입하고 향후 10년 내에 전체 곡물수입량의 3분의 1 정도를 담당하도록 해 곡물메이저에 의한 독과점 수입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리와 밀, 옥수수와 콩 등 주요 곡물에 대해서도 현행 쌀과 같은 공공비축제를 도입하는 카드로 고려하는 분위기다.  ◆물가 잡힐까?=국제곡물회사는 지난 2008년 곡물파동 때 정부가 들고 나왔다가 곡물시장이 안정되자 슬그머니 집어넣었던 카드로 약발이 먹힐지 의문이다. 국제곡물회사 설립을 위해 반영된 올해 예산은 고작 200억원. 통상 우리나라는 연간 1,400만t의 곡물을 수입해 수입액만 5조~6조원에 달한다. 밀가루값 오른다고 소매상들이 밀가루 제품을 사재기하는 상황에서 200억원 들여 세운 국제곡물회사에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국내자급률이 1％ 미만인 밀과 옥수수 등에 대한 공공비축제 도입 카드 역시 실효성 있는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가을 배추파동 이후 정부는 농산물 유통개혁을 통해 물가안정을 꾀한다는 계획이지만 배추파동이나 곡물가격 폭등은 유통이 문제가 아니라 수급불안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또한 엇박자 대책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국제곡물가격 폭등은 사료용 곡물을 100％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축산 농가에 생산비 상승으로 그대로 전가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을 강제로 억제할 경우 농가만 안팎 곱사등이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물가당국이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형수 기자 hshan@nongmin.com  ㅡ 출처 : 농민신문   2011/01/12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