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수확앞둔 사과·배 ‘우수수’ … 대과물량↓ 관리부 2010-09-08 오전 11:11:00 2064        태풍으로 인한 사과·배 낙과 피해로 추석 대목장 선물용 및 제수용 대과물량 부족이 한층 더 심화돼 시세 상승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집중분석-태풍 피해 추석 과일장 영향은 설상가상(雪上加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봄철 개화기 저온과 냉해 피해, 여름철 폭염과 잦은 비로 인한 생육부진으로 농산물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강풍을 동반한 태풍까지 몰아쳐 시장 수급상황이 점점 더 꼬여 가고 있다. 특히 추석을 목전에 두고 대목장 출하를 서두르던 사과·배 재배 농가들은 심각한 낙과 피해를 입어 최악의 상황에 내몰려 있다. ◆중부권 산지 낙과 피해 심각=강풍을 동반한 태풍 ‘곤파스’가 중부권을 관통하면서 수확기를 코앞에 둔 과수에 낙과 피해가 속출했다. 산지와 유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 평택·안성·남양주, 충남 천안·아산 등 배 산지에서는 20~30％ 정도의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심한 곳은 낙과 피해율이 40％를 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호 충남 천안배농협 판매과장은 “수확을 불과 2~3일 정도 앞둔 대과들이 많이 떨어져 추석 대목장을 기대했던 농가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남 나주와 영광지역은 낙과 피해가 중부권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하지만 지난봄 저온과 냉해가 심했고 흑성병 피해까지 겹친 상태에서 낙과 피해가 더해져 전체적인 피해는 심각한 상황이다.  사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충남 예산·홍성 등 직접적인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은 낙과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이고, 태풍 이동경로에서 벗어나 있던 다른 산지도 계속된 비와 흐린 날씨로 인해 탄저병 등 병해가 심하고 착색도 좋지 않아 상품화 비율이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확기 낙과 피해로 대과부족 심화=사과와 배는 봄부터 계속된 생육부진으로 추석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까지 더해져 제수용 및 선물용 상품의 수급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배 낙과 피해의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김갑석 서울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차장은 “낙과 피해로 안그래도 부족한 대과 물량이 더 줄어 추석 제수용 및 선물용 배값 강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과의 경우 5㎏ 13개이내 상품은 전체 출하량 중 10％도 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지어 대과 비율이 5％까지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대목장 사과, 배 수급에 큰 차질이 우려되면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사과 〈홍로〉의 경우 15㎏ 40개이내 한상자가 10만원 안팎에 거래됐고, 일부 특품은 15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유통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형 할인점 구매 담당자들은 산지에서 살다시피 하며 선물용과 제수용 상품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산지 거래가격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부담에 소비위축 우려도=대과 물량이 워낙 부족한 상황이라 일단은 값 강세가 장 막판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그러나 너무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과일 선물을 기피할 경우 수요가 줄어 대목장 막바지에는 오히려 시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윤경권 농협도매사업단 팀장은 “태풍 피해가 있기 전에도 대과 부족으로 배 시세는 이미 전년대비 20％ 이상 높은 상황이었는데 낙과 피해까지 더해져 최소 10％ 이상의 추가 값 상승 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과 절대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값은 계속 오르겠지만 과도한 수준으로 상승하면 소비심리가 위축돼 소비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석규 경기 구리도매시장 구리청과 전무는 “사과의 경우 대과 비율이 예년의 30％ 수준밖에 안될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가격은 초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수용 소비 외에 선물 소비가 다른 품목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높아 대목장에 오히려 농가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시세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불투명 장세, 전략적 출하로 대응해야=대과 부족 심화로 대형 유통업체들이 예년에 비해 작은 크기의 과일까지 선물용 상품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선물용 상품 출하 범위를 넓혀 갈 필요가 있다.  이광식 농협도매사업단 팀장은 “대형 유통업체마다 대과물량 부족으로 선물용 과 크기의 범위를 넓히고 소포장 중량을 더 작게 세분화하는 추세인만큼 이를 감안해 출하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대목장에 제값을 받지 못하는 중소과는 출하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천호진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차장은 “사과의 경우 올해는 5㎏ 13개이내뿐 아니라 16개이내까지 선물용으로 소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에 맞게 선별·출하하고 그 외의 중소과는 추석 대목장이 시작되는 9월 셋째주 전이나 추석 이후에 출하하는 것이 좋은 가격을 받는 방법”이라며 “특히 대과가 적다고 크기만 하면 무조건 출하하지 말고 색택·모양·당도 등 상품성을 철저히 선별해서 출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경석·이상희 기자 kslee@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2010/09/08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