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현장 / 주대마늘 거래 활개치는 사설시장 관리부 2010-06-16 오전 11:15:09 1961 도매시장 앞까지 진출 … 단속 손길 못미쳐 # 10일 오전 6시 경기 부천시 오정동 오정로 4거리. 왕복 4차선 도로 옆 1,000㎡(300여평) 면적의 사설시장에 이른 아침부터 소형 트럭들이 밀려들어 한바탕 북새통을 이뤘다. 비좁은 진입로에 차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인부들은 트럭에 주대마늘을 옮겨 싣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차량 행상들로, 주대마늘 구입 후 5분 거리의 서울 강서도매시장에 들러 다른 채소나 과일 등을 구입해 가는 소매상들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6~7시 이곳에서 마늘을 싣고 나간 차량만 20여대에 이른다. 보통 오전 10시경까지 집중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을 이용하는 소매상은 적어도 하루에 5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사설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룬 반면 도매시장은 썰렁하기만 했다. 이날 강서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코앞에서 주대마늘을 팔고 있는데 포장마늘만 파는 도매시장에서 마늘을 사는 소매상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씁쓸해했다. ◆도매시장 위협하는 사설시장=공영도매시장에 주대마늘 반입이 금지된 이후 수도권 외진 곳의 빈터에서 암암리에 주대마늘을 거래하던 일부 상인들이 최근에는 도매시장 앞까지 진출해 공공연하게 주대마늘을 거래하는 상황에 이르면서 도매시장 기능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시장 밖에서 주대마늘을 거래하는 이들은 서울 영등포시장 등 유사 도매시장 상인이나 도매시장에 소속되지 않은 무적(無籍) 상인들로 알려졌다. 이들이 거래하는 물량은 도매법인 못지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부천 오정동의 사설시장은 거래를 주관하는 전담 기록사를 둘 만큼 취급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도매시장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강서시장의 한 중도매인은 “고정적으로 물건을 떼 가던 소매상들이 밖에서 주대마늘을 사서 들어오는 실정이라 마늘 거래는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도매법인들도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강서시장 한 경매사는 “도매시장에서 마늘을 사는 소매상들이 줄다 보니 분산력이 약화돼 산지물량 유치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경매사는 “강서시장뿐만 아니라 수도권 도매시장 인근에 주대마늘만 취급하는 사설시장이 해마다 열려 도매시장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활개치는 사설시장에 속수무책=사정이 이렇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고 있다. 김원필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강서지사 유통관리팀장은 “도매시장 밖에서 주대마늘이 대량 거래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시장을 벗어나면 아무런 권한이 없기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당국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유창상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 사무관은 “단순히 도매업을 한다고 해서 규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단속이나 행정지도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명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도매시장 밖의 주대마늘 거래가 공영도매시장 기능을 위축시키고 포장규격화 사업 진척을 더디게 하고 있는 만큼 환경 및 교통관련 규제 등 다른 제재수단을 써서라도 최대한 억제하고 산지 포장화 유도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시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2010 /06 /16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