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농산물 포장규격 ‘천차만별’… 산지 비용 가중 관리부 2009-12-16 오후 1:39:16 1557 유통업계, 포장재 통한 상품 차별화 원인…“판매규격 마련·포장 본래 기능 살려야”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농산물의 포장규격 종류가 지나치게 많아 산지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농산물 포장규격은 도매시장 출하용인지 대형 유통업체 납품용인지에 따라, 그리고 어떤 유통업체에 납품하는지에 따라 그 종류가 셀 수 없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감귤을 예로 들었을 때 도매시장에 출하되는 중량 단위가 3㎏·5㎏·10㎏ 등 세가지이고, 대형 마트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단위까지 더하면 1㎏·1.5㎏·2.5㎏·4.5㎏·5㎏·7.5㎏·10㎏ 등 열가지에 가깝다.  백화점 등 다른 유통채널에서 판매되는 것까지 합하면 시중에 판매중인 감귤의 중량 단위는 더 많아진다. 게다가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중량이 같아도 업체에 따라 포장 디자인이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장 종류의 수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특히 대형 유통업체들이 상품 차별화를 중량이나 포장 디자인 등 포장재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더욱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농산물의 경우 상품 자체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중량이나 디자인 등 포장재 차별화를 통해 경쟁업체보다 더 좋은 상품을 팔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포장규격이 과잉현상을 빚으면서 산지 포장비용도 증가한다는 점이다. 한 품목에 대해서 납품업체별로 여러가지 종류의 포장재를 따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금형비용 등 제작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형 교체비용의 경우 포장재질·포장크기·색상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번에 100만~200만원가량 소요되는데 유통업체들이 분기별로, 심하면 한두달 사이에 포장을 바꾸기도 해 산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대형 마트에 농산물을 납품하던 한 업체는 늘어나는 포장비용을 감당하지 못해서 납품처를 한곳으로 축소하고 품목수도 절반 이상 줄이기까지 했다.  또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주기적으로 포장 디자인을 변경하기 때문에 이 경우 기존 포장재를 폐기해야 하는 부담도 상존한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포장원가가 크게 높아진 최근에는 이런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장 선호도에 따른 보편적 농산물 판매규격을 마련하고 발주단위를 표준화하는 등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포장재를 마케팅 수단으로만 인식하는데서 벗어나 농산물의 품질을 유지하고 물류효율을 높이는 포장재 본연의 기능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대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사무국장은 “포장을 마케팅 수단으로만 이해하게 되면서 포장 과잉과 비용 증가라는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포장의 본래적 기능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한편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기 위한 유통업체간 상호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  [ 출처 : 농민신문 2009/12/04]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