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품질 저하에 출하까지 줄어 ‘겹시름’ 관리부 2009-02-11 오후 12:50:38 1676 긴급점검/겨울가뭄 속 채소류 상황은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농작물들도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밭작물의 경우 상품성 저하로 출하량까지 줄어들고 있고, 수막재배 농가들은 난방비용이 늘어나 울상이다. 채소류를 중심으로 산지와 시장 상황을 알아본다. ◆상품성 저하로 속타는 노지채소〓가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은 노지채소들이다. 배추·대파·시금치 등 겨울 출하가 한창인 노지채소가 지난해 말 이후 계속된 가뭄으로 제대로 된 상품을 생산해내는 일조차 힘든 상황이다. 전남 해남 등 월동배추 산지에서는 속썩음병이나 잎끝마름병 등 병해로 인해 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금치(일명 섬초)를 생산하는 전남 신안 비금면에서는 수분부족으로 잎이 마르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전반적인 상품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채소들의 출하 가능기간도 예년에 비해 한달 이상 단축될 전망이다. 박병선 비금 섬초 유기농협회장은 “가뭄 등 날씨의 영향으로 섬초 성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수확할 상품이 많지 않다”며 “예년 같으면 4월 초까지 섬초를 출하했지만 올해는 2월 말이면 작업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비 늘어난 시설채소〓관개시설이 잘 돼 있는 시설채소들은 상대적으로 가뭄으로부터 안전한 편이다.  하지만 딸기·토마토 등 물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 수막재배 농가들의 경우 물의 양이 충분치 못해서 기름을 이용해 추가적인 가온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난방비 걱정이 늘어났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예년에 비해 두배까지 난방비가 늘어난 농가도 있다. 충분치 못한 난방으로 과 크기가 작아지는 등 생육이 원활치 못한 농가도 속출하고 있다. 게다가 물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경우 시설재배 농가들도 가뭄피해를 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석기 경주연합사업단장은 “시설재배의 경우 아직은 견딜만한 상태지만 이대로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하량 줄었지만 시세는 제자리〓서울 가락시장의 경우 채소류 출하량이 10％가량 줄었다. 지난해 이맘 때 채소류 하루 출하량이 4만5,000~5만t이었던 데 비해 최근에는 4만t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오사문 한국청과 영업이사는 “한국청과의 경우 채소류의 하루 평균 반입량이 900~1,000t인데 최근에는 800t 정도 밖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가뭄으로 생산량 자체가 감소하거나 상품성 저하로 출하량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세는 제자리걸음이다. 김용운 중앙청과 영업본부장은 “반입량이 10％가량 줄었는데도 소비부진이 워낙 심해서 채소류 시세는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가뭄의 영향이 이어진다 해도 시세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민신문(2009/02/11)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