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소비부진 이어져 농산물 약세장 예상 관리부 2009-01-05 오전 11:37:34 1745 2009 농산물 유통 전망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농산물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경기침체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잇따르고 있어 소비부진으로 인한 약세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먹을거리인 만큼 다른 분야에 비해 경기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은 판매가 인하·맞춤상품 개발 등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도매시장과 대형 유통업체의 전문가 4명으로부터 올해 농산물시장 전망을 들어본다. ◆대형마트 계약재배 늘고 안전성 관련 규제 강화될 듯 - 우주희 팀장(롯데마트 야채팀) 올해는 지난해보다 국내 소비시장이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불황기에 대비한 상품 개발과 판매전략이 늘어날 것이다. 대형 마트 업체들이 내부적으로 매출 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데, 올해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고도 지난해 매출액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소분야는 올 한해 소비감소를 최소한 억제하는 쪽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보통 채소는 가격과 선도유지에 역량의 8할을 쏟아 붓는데 올해는 가격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상품들은 판매단위를 소량으로 줄여 가격을 낮추고, 일부 품목은 벌크로 묶어 알뜰상품의 형식으로 초저가에 판매하는 사례가 늘 것이다. 물류부문의 효율성도 높여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거래가 가능하고 물류체계가 갖춰진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와의 거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생산주기가 짧은 시금치·부추 등 일부 품목은 상품의 기획·생산·수확·출하 등 모든 과정을 유통업체의 의도대로 조정할 수 있는 계약재배 방식을 늘리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 올해는 안전성과 관련된 법적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적으로 매장 입고 전 잔류농약검사를 확대하고 시판 농산물에 대한 사후 이력관리도 강화할 것이기 때문에 농가들의 준비와 협조가 필요하다. ◆지역별 맞춤상품 등 과일포장 세분화 전망 - 노정석 부장(농협도매사업단 과일부) 과일은 채소류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올해 시장 상황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는 기상여건 호조로 품질이 아주 좋았는데도 소비가 부진해 올해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포장규격을 낮춰 금액 부담은 없으면서도 자주 찾을 수 있는 제품 개발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 예를 들어 기존 5㎏ 과일은 4㎏로, 3㎏ 과일은 2㎏로 더욱 소포장화하는 방식이다. 같은 규격이라도 품위를 달리해 소비자들의 구매 선택을 넓혀주는 것도 주요한 판매전략이 될 전망이다. 당도는 물론 외형까지 등급으로 구분해,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을 속속 선보일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전국적으로 동일한 품위·가격대의 상품이 공급됐지만, 앞으로는 지역의 소비수준까지 고려한 지역별 맞춤상품의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앞으로 차별화 공급이 가능한 산지 위주로 유통업체와의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품질은 좋은데 외형이 떨어지는 상품과 관련, 농협에선 이를 식자재 상품으로 개발·판매할 계획이다. 한편 농협은 올해 과일가격을 연중 안정적으로 유지해 농가소득을 뒷받침면서 소비자로부터는 신뢰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구매방식에서 매취가 차지하는 비율을 지난해 20％에서 올해 30％까지 높이고, 계약재배물량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봄철 과채류 물량과잉 심해 지난해와 비슷한 장세 유지 - 이필래 이사(서울 가락시장 한국청과)  봄까지는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 지난해 양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채소시세가 예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었는데 이는 물량과잉과 소비부진이 겹친 때문이었다. 올해도 여건이 지난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난해와 비슷한 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봄철 과채류시세 전망이 좋지 않다. 지난해 연말 이후 기름값이 하락하면서 최근 오이 등 과채류 가온재배를 위한 파종을 준비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 농가들이 출하를 시작하는 봄철이면 물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기후의 영향으로 출하가 앞당겨지거나 뒤로 미뤄지면서 일시적인 물량 공백 상황이 벌어져 시세가 반짝 오르는 품목들이 나오겠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뭄이나 폭설 같은 기상재해가 있다 하더라도 최근에는 시설재배가 많은 데다 재배기술도 좋아져서 생산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천재지변으로 인한 시세폭등 같은 상황도 기대하기 힘들다. 도매시장의 주고객 중 하나인 식당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시장시세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결국 산지에서 시기별 생산량 조절을 통한 물량조절에 나서는 한편 채소류 소비촉진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 외에는 상황을 개선할 묘책이 없는 것이 올해 현실이다. ◆수입과일 판매 부진속 특품 좋은 시세 - 이영신 상무(서울가락시장 중앙청과) 경기침체로 인한 어려움은 올해도 여전하겠지만 수입 과일의 경쟁력 저하 등 좋은 여건도 있는 만큼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우선 경기침체로 인해 중산층의 과일 구매능력이 줄어들면서 전체적인 과일 소비량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위계층의 구매력은 여전해서 소수의 특수한 물건들은 좋은 시세를 유지하며 잘 팔릴 것이다. 이에 따라 5％ 이내의 특품과 나머지 물건간의 가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도 심화될 전망이다. 이에 비해 국내산 과일의 최대 위협이었던 수입 과일이 산지 작황 저조와 환율 등의 영향으로 올해는 맥을 못 출 것으로 예상돼 국내산 과일에 좋은 조건이 왔다고 하겠다. 게다가 사과·배 등 저장과일을 비롯한 대부분 품목의 품질이 좋은 만큼 소비촉진 캠페인 같은 노력이 더해진다면 상황은 오히려 좋아질 수도 있다. 단기적으로는 올 설 때 과일소비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이후 장세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설을 앞두고 선물용 과일판매를 늘리기 위한 묘책도 필요하다. 저장과일의 경우 당장의 시세가 낮다고 해서 재고를 설 이후까지 가져갈 경우 자칫 3~4월 이후 재고량 과잉으로 시세가 폭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에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들의 출하량 조절도 필요하다.  <농민신문(2009/01/05) 한재희·이상희>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