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긴급진단-노지감귤값 예상 밖 부진 왜 관리부 2009-01-05 오전 7:58:27 1598 생산량 줄어도 소비 감소가 발목 노지감귤값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생산량 감소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물량부족이 심해져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12월 들어 오히려 주춤한 모습이다. 한풀 꺾인 감귤값, 그 원인과 앞으로 전망을 알아본다. ◆ 예상 밖 부진 = 서울 가락시장 거래가격은 10㎏ 상품 한상자당 1만6,000원 선이다. 이는 평년에 비해 2,000~3,000원가량 높은 가격이지만 전체 생산량이 52만여t으로 지난해에 비해 20％ 가까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예상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이다. 실제로 노지감귤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시작하던 11월만 하더라도 산지와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10㎏ 상품 한상자 가격이 2만원대의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12월 이후에는 출하량의 조기 소진과 감귤 소비증가로 10㎏ 상품 한상자 가격이 2만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12월 내내 1만5,000~1만6,000원대를 오락가락할 뿐 더 이상 오를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 소비부진이 원인 = 도매시장과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대형 마트의 경우 11월 이후 가격 할인행사를 지속하고 있지만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든 상태다. 한 대형 마트는 행사용으로 준비한 물량을 모두 소진하지 못해 결국 적지 않은 물량을 썩혀서 버려야 할 정도였다.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판매량으로 따지면 올 감귤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며 “경기 상황을 감안해 판매 단위를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였는데도 도통 소비가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도매시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중도매인 점포뿐 아니라 경매장 한쪽까지 판매를 못한 감귤상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띄는 형편이다. ◆ 보합세 이어질 듯 =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세부진의 원인이 소비부진에 있는 만큼 갑자기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한 가격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내년 1월 설을 앞두고 가격이 더 내려갈 수도 있다는 불안한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선물 수요 감소로 명절 특수가 어느 때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산지에서는 명절 특수를 바라고 저장량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 설 대목에 일시적인 물량 쏠림 현상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형 마트들이 올 설 선물용 감귤 발주량을 줄일 계획인데다, 지금까지의 과일매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감귤 판매에 주력하는 대신 저렴한 수입 과일 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이 같은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구연홍 이마트 바이어는 “내년 설에는 선물 수요 자체가 줄어들 뿐 아니라 낮은 가격의 실속형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여 과일의 명절 특수는 예년만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감귤도 초반 예상과 달리 상승세를 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민신문(2008/12/29) 이상희 기자>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