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대형 유통업체 불공정거래 여전 관리부 2009-01-03 오후 12:03:46 1524 구매력 앞세운 할인행사 강요·저가납품 요구·계약내용 변경등 ＃사례1 과일 주산지에 위치한 한 지역농협. 이곳은 지난해부터 과일을 공급해오던 모 대형 마트와의 거래를 올들어 청산했다. 대형 마트의 강요로 저가 할인행사에 계속 참여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다른 대형 마트와 거래를 하다 거래처를 옮긴 이 농협은 적어도 현재 상황에선 대형 마트와 거래할 생각이 없다. ＃사례2 또 다른 산지유통조직은 요즘 들어 연말결산 걱정이 태산이다. 현재 대형 마트 두곳에 농산물을 납품하고 있는데, 지속된 할인행사 참여로 적자결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산지에서 농가들로부터 구입한 가격보다 대형 마트 할인행사에 납품한 가격이 더 낮았기 때문이다. 할인행사 이후 대형 마트가 납품가격을 인상해줘 적자 폭이 줄어들기만 바라고 있는 처지다. 농산물 산지들이 대형 유통업체의 헐값판매·대금결제지연·계약내용변경 등 불공정한 거래관행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대형 마트들이 각종 명목으로 진행하는 할인행사는 산지에 대한 저가납품 강요로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유형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례로 감귤의 경우 최근 산지의 거래가격이 ㎏당 1,000~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 대형 마트들은 행사용 납품가격으로 ㎏당 800원대를 강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마트와 거래하는 농협 및 영농법인 등 산지유통조직들은 ㎏당 200~400원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감귤을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 산지 관계자는 “대형 마트들은 할인행사가 끝나면 납품가격을 인상해 손실을 보전해준다고 말하지만 앞선 행사에서의 손해를 채 만회하기도 전에 또 다른 행사를 강요하기 때문에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또 대형 마트들이 할인행사가 끝나고 해당품목의 납품가격을 높여주더라도 발주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사실상 손실을 만회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같은 내용은 aT(농수산물유통공사)가 올 4월 이후 현재까지 대형 유통업체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산지유통조직을 대상으로 한 불공정거래실태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aT에 따르면 이 기간 총49건에 달하는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사례가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22건(45％)이 할인행사 강요와 저가납품 요구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 다음으로는 계약내용변경(5건), 판촉사원투입(4건), 비용전가(4건) 순이었으며 대금결제지연(1건) 등의 불공정 사례도 확인됐다. 조사에 참여했던 aT 관계자는 “구매력을 앞세운 대형 유통업체들의 불공정거래 행위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산지가 경각심을 갖고 규모화 등을 통해 대응력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신문(2008/12/08) 한재희 기자 hanj@nongmin.com>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