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수확기 앞둔 가을배추·무 주산지 표정 관리부 2008-11-01 오전 11:06:50 1616 값 바닥세에 산지거래까지 끊겨 “수확시기가 코앞에 닥쳤는데 밭떼기는 전혀 이뤄지지 않아 저 많은 배추와 무를 어디다 내다 팔아야 할지….” 가을배추와 무 주산지인 전북 고창 및 부안지역 농업인들은 본격적인 출하를 코앞에 두고 있지만 밭떼기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 특히 올해 비료값을 비롯한 각종 영농자재값 상승으로 생산비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재배면적 확대로 인한 생산량 증가 및 소비부진 여파로 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김장용 채소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은 어느 해보다 힘든 한해를 맞고 있다.  지난해 비교적 값이 높게 형성됐던 배추의 경우 재배면적 확대로 생산량이 증가했지만 산지에서는 밭떼기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 무는 오랜 가뭄으로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거래가 드문드문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가격은 3.3㎡(1평)에 3,000~3,500원으로 예년보다 500~1,000원 떨어졌다. 특히 극심한 가뭄으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무는 3.3㎡당 2,500원을 밑도는 등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형편이다.  9,900㎡(3,000평)의 면적에서 배추를 재배하고 있는 손규남씨(49)는 “예년에는 10월 중순께 밭떼기가 마무리됐는데 올해는 중간상인들의 발길이 뚝 끊겨 거래 자체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며 “비료값과 자재비 등은 줄줄이 올랐는데 배추값은 오히려 떨어져 생산비나 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4만9,500㎡(1만5,000평)의 무를 재배하고 있는 김인철씨(57)도 “밭떼기가 이뤄지지 않아 도매시장 출하를 준비하고 있지만 값이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 작업비와 운송비마저 날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며 불안해 했다. 이같이 가을배추와 무의 산지거래가 끊기자 정부가 나서 수급조절을 위한 산지폐기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현 고창 대산농협 조합장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11월 초 수도권 대형 유통업체에서 대대적인 무·배추 판촉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뾰족한 해결방법이 없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농가 생산비를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의 보상비를 책정한 뒤 산지폐기를 서둘러야 가격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식점에 대한 원산지표시 단속을 강화하는 등 국내산 배추와 무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안군 줄포면에서 배추를 재배하고 있는 박병량씨(53)는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시·군·읍·면 단위 음식점에서도 값싼 중국산 김치가 판을 치고 있다”며 “정부는 실효성 있는 원산지 단속과 국내산 김치 소비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농민신문(2008/10/27) 고창·부안=양승선 기자 ssyang@nongmin.com>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