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환율급등 농업분야 ‘명암’ 엇갈려 관리부 2008-10-13 오전 9:01:32 1516 수입 자재값 폭등속 수출 농산물 가격 경쟁력 높아져 미국발 금융위기로 불거진 원-달러 환율 급등 사태가 농업계에도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수입 농자재가격이 뛰면서 생산비 압력이 증가하고 있고, 포장비 등 유통비용도 들썩거리고 있다. 또 환율 급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과일 등 농산물의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반면 농산물 수출은 환율 상승 덕에 올해 증가세가 예상돼, 농업계 내에서도 명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1월2일 938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0월10일 기준 1,309원에 거래되며 연초 대비 50％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초 100엔당 837원이던 원-엔(일본) 환율이 1,400원까지 치솟았고, 원-위안(중국) 환율도 128원에서 200원대까지 올라 달러보다 더 높은 비율로 상승했다. 예전에 1,000원을 주고 해외에서 사오던 물건을 지금은 1,500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환율 급등세를 이용, 일부 종자회사들이 종자값을 25％ 이상 올렸고(본지 10월10일자 11면 보도), 또 농약회사들도 내년에 25~30％가량의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펄프 수입가격이 높아지면서 국내 종이값이 올라, 포장상자 등 농산물의 유통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농협유통에 따르면 7.5㎏ 과일상자의 경우 지난해는 상자당 800원이었으나, 올해는 1,500원대로 크게 인상됐다. 환율 급등상황이 미국의 신용경색이 완화될 때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해, 농가들의 생산·유통비 부담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반면 환율 상승으로 해외시장에서 국산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올해 농산물 수출에는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배 수출업체인 현진월드와이드의 이순녕 사장은 “현재의 환율 급등상황은 농산물 수출에 긍정적”이라며 “현지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협상이 용이하고, 또 채산성도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000원짜리 배 한개를 현지에서 올해 초 1달러에 판매했다면, 지금은 0.8달러에도 팔 수 있는 이치다. 실제 aT(농수산물유통공사)에 의하면 올 8월 말 기준 농림수산물 수출은 2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가 늘었는데, 환율 상승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종경 aT 신시장개척반 부장은 “농산물 수출은 대부분 달러를 결재수단으로 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시 실보다 득이 많다”며 “다만 환율 상승을 이유로 해외 바이어들이 수출가격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농민신문(2008/10/13) 한재희 기자>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