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배 저장량 많아 ‘발동동’ 관리부 2008-04-15 오전 10:11:18 1473 소비부진등 판매 더뎌 재고 증가 배 주산지 농협과 농가들이 값 하락, 내수 부진, 수출 저조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예년 이맘때면 저장 배 출하가 거의 끝났지만, 올해의 경우 값 하락에 소비 및 수출 부진이 겹쳐 재고가 좀처럼 소진되지 않아 농가와 산지 농협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재고량 많아 가격 반토막=경기도와 안성·평택지역 과수농협 및 농가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이들 지역의 배 재고량은 6,000t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는 예년에 비해 40~50% 많은 양이다. 안성과수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은 1,500여t으로 예년에 비해 3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재 안성과수농협 과장은 “당초 공동출하에 따른 공동계산을 4월 말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재고량이 많아 정산시기를 미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전남 나주지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조준식 나주배원협 지도과장은 “3월 말 현재 배 재고량이 지난해 같은 때보다 60％ 정도 많다”고 말했다. 배 저장농가 조영섭씨(66·전남 나주시 봉황면 와우리)는 “20㎏들이 2만5,000여상자를 저장했는데, 아직 30％가량을 팔지 못했다”면서 “판매가 더뎌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재고가 늘어난 것은 생산량은 늘어난 반면 수확기 때 일기불순으로 배 당도가 떨어진 데다 경기부진 등으로 소비마저 크게 위축되고, 오렌지 등 수입 과일이 늘면서 대체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최근 서울 가락시장의 배값은 15㎏ 상품 기준 평균 2만4,000원 선으로 지난해 같은 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도 고전=값싼 중국산에 고전하면서 배 수출도 곤란을 겪고 있다. 미국으로의 배 수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평택과수농협은 3월 말 현재 78t의 배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수출 계획량의 20%에 육박하는 양이다.  평택과수농협의 한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수출이 이미 끝났으나 아직 재고를 갖고 있다”면서 “미국 현지 판매가격도 5㎏ 기준 24달러에서 9달러까지 떨어져 더 이상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안배원협의 관계자는 “수출업자와 5㎏짜리(6과)를 1만300원에 계약했는데, 주요 수출국인 미국의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가 줄자 수출업자들이 가격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농가에는 이미 대금정산이 완료돼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 수출확대 지원 나서야=배 농사 1만9,800㎡(6,000평)를 짓는 이익상 안성 별넷과수배작목반장(52·공도읍 만정리)은 “각종 악재가 겹쳐 배값이 지난해의 반토막에 불과해도 농가 차원에서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게 더 큰 문제”라면서 “정부 당국은 수출 확대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경기농협 등은 배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배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배즙·배비누 등 가공품 개발 확대를 통한 소비촉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미신문(2008/04/16) 안성·평택=최상구, 나주=임현우, 천안=서륜 기자sgchoi@nongmin.com>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