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과일등급 무게기준 비현실적” 관리부 2008-02-22 오전 9:40:48 1524 농가 “품질 좋아도 ‘특’ 표기 못해 불합리” 과일류 등급규격 가운데 무게기준은 현실과 맞지 않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이 정한 농산물 표준규격에 따르면 과일류 등급규격은 낱개의 고르기·무게·색택·당도·중결점과 등의 기준에 따라 특·상·보통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무게로 등급을 정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아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산지와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서울 가락시장 등에서는 등급기준에서 무게는 거의 적용하지 않고, 색택·당도·결점과 등의 품질에 따라 등급을 나눠 경매하고 있다.  산지와 시장관계자들은 무게가 적게 나간다고 해서 ‘특’이 안된다는 것은 불합리하고, 중도매인들도 무게, 즉 크기에 상관없이 당도·색택 등 품질이 우수하면 ‘특’으로 인정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품질규격에 〈신고〉배 ‘특’은 한개당 무게가 500ｇ 이상이어야 한다. 이는 15㎏ 한상자에 30개 이하 물량이다. 하지만 개당 무게가 500ｇ 미만(한상자에 31~40개)이면 색택·당도·외관 품질이 우수해도 무게기준에 미달돼 ‘특’으로 출하할 수 없다. 경매사들은 “한상자에 배가 40개 이하면 크기가 작은 게 아니기 때문에 특품으로 가치가 있다”면서 “크기가 아주 작은 것을 제외하고는 등급규격에 무게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고, 시장에서는 무게에 상관없이 단위별로 특·상·보통으로 나눠 경매한다”고 말했다. 사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후지〉사과 ‘특’은 한개당 무게가 250ｇ 이상으로 15㎏ 상자에 60개 정도 담겨야 한다. 한개당 무게가 250ｇ 미만(한상자에 61~69개)이면 품질이 뛰어나도 ‘특’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산지와 시장관계자들은 한상자에 61~69개 정도는 당도·색택 등 품질만 뒷받침되면 ‘특’이 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주장한다. 한 시장관계자는 “과거에는 큰 과일을 선호했지만 요즘에는 핵가족화 등의 영향으로 명절을 제외하고는 중·소과의 소비가 늘고 있다”며 “과일은 무게보다는 맛 등의 품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무게 기준이 등급을 정하는 데 크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김은봉씨는 “예전에 무게와 상관없이 ‘특’으로 출하했다 농관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며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무게가 적게 나가서 ‘특’으로 표기하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한 만큼 관련 규정을 서둘러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관원 품질검사팀의 담당자는 “등급규격 중 무게기준은 품종의 특성을 파악해 최소 기준으로 정한 것”이라며 “‘특’이 적용되는 무게기준은 과 크기로 보면 큰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농민신문(2008/02/22) 노현숙 기자 rhsook@nongmin.com> 파일